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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이는 비 맞으며 벚나무 아래에서
지구가꿈
2018. 10. 26. 13:07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 모습도 변하는 게 당연하지만
해바라기 세 그루 중 두 거루는 사라지고
남아있는 한 거루는 쪼끄만 꽃망울 머금었지만 때가 많이 늦었구나
학교 담장 아레에는 지금 맨몸으로 비 맞으며
울 긋 불 긋 한 서글픔이 누워서 시위를 하고있다
빗자루로 쓸어도 좀처럼 밀려나지 않을
각오가 대단한 시위자들이다
비 를 맞으며
노인이 노인의 삶 속에 아름다운 사건 사건 하나 둘 줍기 시작했다
늘어놓으니 아름다운 한 권의 이야기책이 완성되네
어느 때부터인가 시작되어
이제 그 비 오는 나루터에서 마지막 배 승선을 기다리며
단풍잎을 하나 둘 셋 주우며 지나간 추억을 읽고 있다
삶 그 속에서 지나간 아름다움만 골라 진열해 놓으니
아름다운 화첩이다
단풍이 허리 숙여 자랑거리 줍는다
비는 추적이는데 아름답든 토막을 모은다
이렇게 모아놓는다
모아보니 그 인생도 꽤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