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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발목 잡고 늘어지고 바람 불어 더는 견딜 수 없어

지구가꿈 2018. 11. 8. 17:36


그 자리

내어놓으라 독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자리 

내어준 자

굳게 지키던 손 풀고 떨어져 보기가 안쓰럽기만 하다

  

 

저 엄청난 잎들이 

그 자리 지키고 있는 자나
이미 떨어진 자나 
날이 개고 바람 불면 쓸려 그곳으로 떠나야 할 그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지


앙상한 나목만 남을 모습 위에

위로하듯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

하루나 이틀 그 또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날이 가까워

 

 

 

 

떨어져 비를 맞는 처량한 모습을 바라보며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짐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꽃 따위 잘 익은 잎에

 

바람은 등 떠밀고 빗방울은
 
발목을 잡고 떨어지라 조르고

가을이 끝날 때

이때 그
이별이 한없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