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아 ~ 어머니 추석이 다가옵니다

지구가꿈 2020. 9. 21. 10:43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