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꽁다리
2022 11 3
6평 텃밭이 딸린 이곳으로 이사 와서
12년째 채소밭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다
꽃밭으로 때로는 4월의 밀밭으로 추억을 소환하는 주민도 있다
나 역시 꽃이 좋아 집 앞 뜰에 홍매화 모란 작약 석류와 국화를 가꾼다
사월에 와 주는 행운 모란을 피우고 더 아름다운 작약꽃이
지난밤 봄비에 물방울을 가득 머금은 아침
반짝이는 햇살 아래 18세 고운 순이의 모습으로 해맑게 웃는
가슴 뛰는 그 순간을 볼 수 있겠지 하며 한 해를 사는 사람 여기 있다
오늘은 집 앞 뜰. 나의 꽃밭에 활짝 피어있는 소국을 고이 두고
겨울 준비를 마쳤다. 스산하게 변해가는 꽃밭.
텃밭에는 하루가 다르게 배춧속을 야물게 채운다
어두움이 깔린 저녁 아들이 왔다
-오 어찌 된 일이냐?
-네~ 아버지... 어머니께서도 차례로 만나자 하시니 제가 오는 거지요...
아마도... 남편의 전과 다른 모습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다가
엄마가 아들사업장으로 나갈게... 했나보다
아버지의 요즈음 말과 행동에 느낀 일을 하소연한다
-아버지께서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어떠세요?
-나는 얼음 얼기 전에 떠나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했을 뿐이야...
-어머니 확실한 답을 찾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가을이 주는 추남 병을 앓고 있습니다
4~5년 전부터 느껴왔는데 점점 깊어지나 봐요
- 아~ 그것이구나 지난해에도 이 짓을 하니 아들의 얼굴에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엷은 묘한 표정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어...
늦가을
나는 심한 우울증 가을 앓이를 하고 있구나
이제야 저에야 기다리는 落
晩 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