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길
외로운 길
안 용 태
가을비 내리는 영등포 시장 뒷골목
초로의 노인이 우산 깊이쓰고
몹시도 지친모습의 강아지를 품에 소중히 꼬~옥 안고 동물병원을 찾는다
의사선생님이
"내일은 안오시겠네요~"
"왜 그런말씀을? "
"한번의 치료비가 개값보다... "
"아! 아닙니다 꼭 올겁니다 그런데 몇일이나? "
" 홍역을 앓고있습니다 삼 사일...."
등어리에 주사놓으니 테니스 공 만큼부푼다
사정없이 주무른다
강아지 ' 나살려 ' 라고 소리 소리 요란하다
할머니 의 할머니된 그 때도그의 호칭은 강아지다
아내의 저녁 어스름 나들이에 졸망 졸망 따라간다
뒤오는 어느아주머니
"아이구 저렇게 못생긴 강아지 누가길러~" 라는 말을 듣고
아내가 '우리얘들 아빠' 라며 속으로 받아쳤단다
그 강아지 이름은 '나리'
어릴때 우리딸이 지어주었다
그래서 그런가~ 강아지가 사라질때까지
나는 강아지를 나으리 처럼 대접했네
밥주고 목욕시키고 털 다듬고...
쥐약먹고 쓰러진것 세워 약 먹이고
그가 눈 어두워 문을 찾지 못할때 머리를 곱게만지며
"너 이제 좋은곳으로 가라 갈때가되었어 "
바로 그날
퇴근전 전화는 아내의 슬픈 목소리
"나리가 없어 졌어요 "
해저녁에 골목을 다니며 "나리야 ~ " 하고이름부른다
흔적없이 사라졌다
나에게 없는 권한으로 삶과 죽음 을 갈라놓았나
지금도 내 마음에서는
나리가 까마득이 먼길을 비틀거리며 쓸쓸히 가고있다
2010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