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닌데
2023년 2월 27일 안 용 태
설 지나고
눈이 내려 산과 들 개울에도 덮이고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산 아랫마을에 사는 나는 공평하며 자연 친화 주의임을 자부한다
풍성한 가을
창문 앞 감나무에 감 먹는 조류들을 보며 흐뭇해 했고
무척 아름다운 물까치 떼. 묏 비둘기. 익숙한 참새.
이름을 몰라서 부르는
그 이름 먹 도둑 새,
목소리도 징글해
모두 감나무를 거처간 친구들이지
굶주림이 오죽하겠나 싶어
설 명절에 나온 귤 사과 단감 껍질을 모아 잘게 다져서
남향의 창문 앞 실외기 위에 펼쳐주며
속셈은 아름다운 물까치가 먹기를 바랐나 보다.
문득 건너편 남쪽 창을 바라보고
얼핏 스치는 생각
밥상 차려 놓으니 먹 도둑 새가 잘도 먹고 있네~~
결코 궁핍한 자를 위하여 차려준 먹이가 아니었구나
잘 차려입고 잘생긴자를 가까이 하려 하였구나
배푼다 했지만 참 아름다움은 모르는 구나
높고 깊은 그곳의 ...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