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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옥 시인님의 (일곱번 째 시)

지구가꿈 2024. 1. 16. 09:46

침목의 침묵

 

 

 

지평선을

하루 두 번 지나는 기차

쇠와 쇠가 부딪는 광물성 소리가

벌판을 깨우면

굴뚝을 벗어난 연기가

땅으로 번진다

 

한낮 게으름의 기지개

오후의 구겨진 옷자락을 편다

 

마찰을 견디는 바퀴의 신음이

기적 소리와 평행을 이룬다

 

너만으로 세상이 꽉 찼던 날들

햇살도

비바람도

눈보라도

너를 거쳐 내게 왔다

 

발걸음은 가벼워

신발 없이도 불편하지 않았는데

 

너를 태운 기차가

지평선 너머로 도망친다

 

울음을 떠나보낸 내가  

선로 위로 너를 따라갈 때

침목들은

침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