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몰수
(戰時 沒收) 2015.03.12. 안 용 태
설운 열 살 박이
송글히 땀 솟는 날
아침
여섯 살 위 누나가 흔들어 단잠을 깨운다
“일어나! 피란 가야 돼”
“아 잉~ 피난이 뭔 데?”
“나도 몰라 빨리 일어나 어서 떠나야 돼”
국란 6.25
그날
어린 나에게 필요한 그 모든 것이
戰時 몰수되었다
생일도, 사랑어린 미역국도,
어머니와 함께
나의 주변에서 사라졌다
전쟁이란 귀한 것을 송두리 체 앗아 가는 것
남긴 것은
저린 서러움뿐
훗날..
신혼 초 애인이
생일이 언제인가요?
22년 만에 엄마가 돌아왔다
내 생일을 챙긴다
전쟁 통에 사라진 생일은
다시 찾을 수 없고
엄마가
생일상을 차린다
매일
아린 마음으로 생일 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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