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열어놓은 창문
그새
파리 한 마리 들어와
온 방을 휘젓는다.
나가라고, 네 갈 길 가라고
창문을 열어 놓아도
뱅뱅 돌기만 하며
좀처럼 나갈 기미가 안 보인다.
포기하고 창문을 닫으니
그제야 유리창에 들러붙어
바깥 세상을 동경한다.
너라고
왜 안 답답하겠니.
왜 안 나가고 싶겠니.
내가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너는 출구가 어딘지 모르는 게지.
그저 분주하게 성실히
어디로 나아가는지도 모른 채
날갯짓하는 게지.
다시금 왱왱 방 공기를 가르며
나름의 고군분투를 하는 녀석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이리 저리 부딪치다
유유히 창밖을 빠져 나갔다.
녀석은 길을 알고 나갔을까
아니면 그저
우연히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질문은
소혹성 B612호에서 양(羊)이
장미를 먹어치울까 하는 물음만큼
중요하다.
내게 다시금 삶이 주어진다면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삶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울고 웃을 수 있는 건, 우리가
멈출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이란 거대한 강물에
속절없이
떠내려가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 가사
Let's start over again
다시 시작하자
Why can't we start it over again
안 될 게 뭐야?
Just let us start it over again
그냥 다시 시작하자
And we'll be good
잘 될거야
This time we'll get it, get it right
이번엔 잘 할거야
It's our last chance to forgive ourselves
우리 자신을 용서할 마지막 기회니까
----
영국 얼터너티브 락 그룹 Muse(뮤즈)의 "The Resistance(저항)" 앨범에 실린 곡
"Exogenesis Symphony Part III"와
일본 애니메이션 "진자(振子)"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http://youtu.be/JXcV6dOMUZs (새 창으로 보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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